내적 건강 루틴 만들기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매일 매일 꼭 해야하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들을 모아 하나의 루틴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렇게 만든 루틴이 그다지 성실하지도 못하고 기억력도 안 좋은 내 일상에 자연스럽게 배어 들도록 해서, 어떤 심리적 혹은 물리적 장벽도 느끼지 않는 건강한 삶의 패턴을 꾸준히 유지하고 싶다.

번아웃

2019년부터 PhD 졸업, 입사, 육아, 새로운 분야 연구, top-tier 논문 출판, 그리고 여기에 새로운 프로젝트들과 공부 거리들이 줄을 이으며, 지난 3년간 계속해서 과로를 일상으로 여기며 지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작년 말, 2021년 가을부터 컨디션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기존에 알고있던 온갖 잘 쉬는 방법을 써봤지만, 심리적 육체적 피로감은 회복할 수가 없었고, 커리어 개발은 커녕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것도 버거웠다. 오후 4~5시쯤만 되면 이미 몸이 지쳐서 아이와 놀아주거나 간단한 가정 일을 돕는 것 조차 힘들었다. 몸이 힘들어 원하는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고, 체력과 생산성이 떨어진 만큼 같은 성과를 내려면 더 많은 시간을 업무와 학습에 투입해야 했다.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없는만큼, 마음은 더욱 조급해져서 무리를 하다가 몸과 마음이 더 지쳐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었다. 그렇게 마음과 체력이 지치다가, 신앙 생활도 점점 관성적으로 퇴화되어 가고, 여기에 코로나로 인한 피로감까지 더해졌다. 그렇게 2022년이 시작되었고, 나의 가장 큰 기도제목은 ‘회복’이었다. 건강의 회복, 꿈의 회복, 그리고 영적 회복. 더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잃은만큼, 회복에 대한 바램은 간절했다.

시작을 시작할 수 있는 마음

회복을 위한 첫 걸음은 새벽기도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하나님 앞에 엎드릴 때 하나님께서는 항상 응답하셨고, 이번에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1월 중순부터 새벽예배에 출석하기 시작했다. 지친 몸으로 저녁 8시에 아이와 함께 잠들어서 새벽 5시에 일어나 밀린 설거지를 하고, 교회를 찾았다. 말씀을 읽고, 설교를 듣고, 익숙하지 않은 기도에 집중하려고 애썼다. 예배를 마치고 찬양을 들으며 집에 돌아올 때면, 새로 떠오르는 아침 해와 오렌지 색으로 물든 예쁜 하늘을 감상하는 여유가 참 좋았다. 몇 주간의 아침 묵상과 기도는 ‘시작을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을 허락했고, 체력적 심리적 피로감으로 어떤 것도 시작할 수 없던 내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다. 그렇게 영적인 안정을 되찾은 뒤 건강을 회복하는데 필요한 여러가지 주제들을 하나씩 익혀갔다.

간헐적 단식

처음 접한 주제는 간헐적 단식이었다. 만성 피로와 성인병의 주된 요인 중 하나가 인슐린 관리를 등한시해서 생긴 대사 증후군이라는 사실에 착안하여, 췌장의 인슐린 분비와 세포의 당대사 과정에 휴식 시간을 주어 인슐린 저항성 을 줄이고 당뇨병을 예방하는 방식이다. 간헐적 단식에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루 12시간 단식, 하루 16시간 단식, 하루 24시간 단식 (1일1식), 그리고 일주일에 이틀 단식하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하루 12시간 단식하는 경우는 췌장과 세포의 당대사를 휴식 시키는 것이 주된 목표이고, 이보다 더 장시간을 단식하는 방법은 체내 저장된 글리코겐을 모두 소모시키고 케톤 대사를 활성화 시켜 세포의 자가포식 (autophagy) 메커니즘을 활성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가포식은 영양이 불충분한 환경에서 세포가 세포 내부의 노폐물을 소각 시키는 메커니즘으로, 활성산소와 기능을 잃은 세포내 소기관 등을 제거하여 세포의 ‘시간역행’을 수행 한다. 이런 지식을 바탕으로 하루 16시간 단식하는 방식을 택해 2달 정도 간헐적 단식을 시행하면서 5kg 정도 체중 감량 효과를 보았다. 체중 감량에 성공한 것 뿐 아니라, 만성피로도 많이 개선 되었고, 건강 관리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씩 생겨났다. (케톤 대사를 활성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저탄고지 식사법이 있지만, 이는 건강의 여러 측면을 개선 시키지만 콜레스트롤은 악화시킨다는 보고들이 있어,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Fast Mimicking Diet

오토파지를 활성화하는 방식을 찾다가 최근에 개발된 모방단식(fast mimicking diet)도 접하게 되었다. USC의 장수학 연구소 소속 Valter D. Longo 박사가 제안한 방식으로, 5일간 800kcal 수준의 식사를 하며 물단식(식사를 전혀 안하고 물만 먹는 단식)에 유사한 건강 개선 효과를 얻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2022년 10월 기준 18만을 넘어서는 피인용횟수를 자랑하는 장수학 분야의 대가인만큼, 건강에 관한 여러 비정상과학에 비해 믿을 만한 방식이라 그가 제안하는 모방단식을 시도해보았다. 롱고 박사가 제안한 모방단식 식단을 여기에서 구해 3개월을 시행해보았다. 플라시보 효과인건지, 아니면 정말 건강이 좋아진 건지 알긴 힘들지만, 간헐적단식과 FMD를 병행하며 점점 컨디션이 좋아졌고, 몇 달간은 힘들어서 하기 힘들어서 미루고 있었던 운동도 시작할 수 있었다.

장내 미생물 환경 고치기

장내 미생물 환경 (마이크로 바이옴)의 중요성은 간헐적 단식의 효과를 공부하다가 천종식 교수의 영상 을 접하면서 알게 되었다. 6번째 장기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내 미생물 환경에 대해 학습하면서, 유산균 섭취, 수용성 식이섬유의 섭취, 그리고 간헐적 단식간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한편 잘 알려진 수용성 식이섬유인 차전자피 (psyllium husk)는 담즙 대사를 활성화 시켜 콜레스트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를 갖고 있고,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어, 아침에 일어나 유산균과 함께 복용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유산균은 위산의 영향을 피하기 위해 공복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콜레스트롤 잡기

고지혈증의 주범인 LDL 콜레스트롤은 장기적인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데 매우 중요한 관리 요소이다. 콜레스트롤의 생성 원리에 따르면 계란 같이 콜레스트롤이 포함된 식품 을 섭취하는 것은 LDL 콜레스트롤 수치에 미미한 영향을 미치지만, 포화지방이 포함된 육류를 섭취하는 것이 콜레스트롤 상승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불포화지방이 많이 함유된 식품 (생선, 올리브유, 아보카도 등)을 좀 더 섭취하도록 노력하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유산소운동과 식단 조절을 통해 체중을 감량해 간 건강을 개선하거나 (LDL 콜레스트롤과 지방간의 상관성 연구), 좀 더 직접적으로는 간의 담즙 대사를 활성화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한 가지, 조심해야할 생활 습관이 있는데, 에스프레소로 만든 커피에는 카페스톨이라고 하는 식물성 콜레스트롤이 포함되어 있어서, 담즙대사를 방해한다고 한다. 여기서 소개한 논문에 따르면, 콜드 브루를 마시거나 종이필터를 이용해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것이 좀 더 안전한 방법이라고 한다.

영양 보충제 세팅하기

한편, 유산균 섭취를 시작으로 영양 보충제에 대한 정보도 조금씩 늘어갔다. 안타깝게도 영양 보충제는 여러 과학적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눈에 띄게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분야이다. 가장 유명한 영양성분인 비타민C도 그 적정한 섭취 용량에 대한 여러가지 논란이 존재하는 만큼, 다양한 정보를 접해 자신에게 맞는 영양제 조합을 찾아가야 하는 것 같다. 조만간 다시 정리하겠지만, 나는 비타민B함량이 높은 종합 비타민제, 마그네슘제, 오메가3, 코엔자임-q10, 루테인-지아잔틴, 프로바이오틱스, 차전자피를 섭취하고 있다.

그렇게 감사하게도,

이런 노력을 통해 내적인 건강을 회복한 건 5월 즈음이었다. 모방단식 3주기 (매달 한번씩 수행해 세번째 되는 회차)를 완료하면서, 1월에 비해 8kg 정도 체중을 감량했고, 회사 업무와 육아 퇴근을 마친 저녁 9시쯤 되어도 개인적인 용무를 더 볼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회복했다. 지난 시간 내적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들인 노력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렇게 건강 관리에 대한 자신이 좀 더 생겼다. 그리고 5월 중반 부터는 외적 건강, 즉 심혈관 건강의 중요한 축인 심폐 기능 향상, 지속가능한 근육의 성장과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인 운동의 학습으로 관심사가 옮겨갔다.

다음은 운동과 근육 건강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볼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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